'경제학'에 해당되는 글 2건
- 2007/12/09 경제학은 나의 오랜 꿈입니다 (1)
- 2007/08/25 대폭로 (2)
경제학은 나의 오랜 꿈입니다
무슨 일을 해놓고 후회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본다거나 할 때
가끔 이랬더라면 하는 게 있다.
'경제학이라거나 기술을 배웠었으면 지금보다 훨씬 고민도 덜하고 학문적으로나 인격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되었을 뻔 했다'
는 생각.
대중 경제학자들은 실로 명쾌하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데이터를 쓰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텍스트들로
아 그렇구나 하는 글들을 잘도 쓴다.
인문학자들은 사실 그런 재주가 없다.
자기네들끼리 통하는 말들로 낄낄댈 뿐이지
조금만 백그라운드가 딸리는 사람이 보면
어렵다고 고개를 젓고 돌아서게 만드는 재주는 있는데.
(어쩌면 그런 걸 즐기는 지도 모르겠다.)
알고 보면 재밌는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알고 보려는 용기,
지젝이나 라캉 들뢰르 헤겔의 책을
표지라도 들춰보려는 시도는
고참 앞에서 김치 뒤적거리는 것만큼이나 힘들다.
(대중들을 대상으로하는 글을 쓰는)
경제학자나 과학자들은, 참말이지 쉽게쉽게 잘도 쓴다.
물론 그렇게 쓰기까지는 대단히 오랜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폴 크루그먼, 장하준등을 비롯해서
내가 알기에도 여러수십명은 된다.
그렇게 쓰지 못하는 사람이 더 많지만.
그만큼을 딛고 표면에 올라온 분들만으로도
참 경제학은 경이로운 세계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니까 나도 경제학을 배워서 도구로 쓴다면
내 생각을 훨씬 보편적이고
간단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거다.
프리드리히 리스트가 그랬다더라.
"정상의 자리에 도달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 올 수 없도록
자신이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아주 흔히 쓰이는 영리한 방책"
이라고.
내가 만약 불평등에 대해 설명한다고 했을때
경제학이 아닌 다른 어떤 도구가 있어
저토록 짧은 시간에 누군가의 뒤통수를 가격할 수 있었을까?
명쾌함이 부족한 나
경제학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늘 하지만
벌써 다른 전공을 해서 3학년을 반이나 했고
군대갔다오면 곧 서른이다.
이경규에게 있어 영화가 그런 것처럼
경제학은 나의 오랜 꿈일 뿐이다.
![]() |
대폭로 - ![]() 폴 크루그먼 지음, 송철복 옮김/세종연구원 |
1953년생, 1974년 예일대 졸업.
현 프린스턴대학교 교수. 뉴욕타임즈 칼럼니스트, 1982~83 백악관 경제자문회 위원.
홈페이지 http://www.pkarchive.org/
폴 크루그먼이란 교수는, 내가 좋아하는 천재라는 종류의 인간이다.
나는 좋아하는 인간을 죄다 천재로 만들어버리는 경향이 다분하기 때문에 나도 내 말을 못 믿을 지경이라 설명을 더 해야할 것 같다.
이 교수는 대단히 명쾌하고, 꿋꿋하고, 용기있고, 지조있으며, 학식있는, 그리고 미국인답게 유머감각도 있는 사람이다. 학자에게 용기있다는 표현이 적절한지 의심갈 수도 있겠지만, 학식과 꿋꿋함이 결합된다면 용기라는 답이 그려질 수 있다. <대폭로>는 <The New York Times>의 칼럼니스트로서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부시행정부에 대한 일관적이고 노골적인 비판과 불만, 부시행정부를 '미국사회를 오른쪽으로 몰아가려고 하는 혁명적 집단'으로 단정짓는 명쾌한 칼럼들이 가득하다.
만약 폴 크루그먼이 정치가로서 알려진 사람이라면 나는 이 글들을 하찮은 것으로 취급했을지도 모른다. 정치란 거짓말놀음이니까. 하지만 폴 크루그먼은 학자로, 교수로서 자신의 학문적 믿음을 토대로 옳은 것을 옳다고 망설이지 않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게 진짜 용기로구나 싶어 난 거기에 반했던 거다.
사실 경제학은 저런 학문을 하면 좀 멋나겠구나 했던 학문에 불과했다. 문헌정보학을 비하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일반적인 인식에는 경제학이 문헌정보학보다 100퍼센트 정도 멋진 학문임일 것이다. 대학에서 만난 혹자는 자유주의 경제학, 주류경제학따위 보단 정치경제학을 해야한다고 했지마는 그가 들고 있던 정치경제학 책은 너무나
형은 맨큐의 경제학을 봤다면 이거 봐도 될만하겠다며 <경제학의 향연>, 폴 크루그먼, 부키 1997 을 추천했다. 형은 2005년부터 추천하고 나는 2006년 가을에야 보긴 했지만 <경제학의 향연>을 보고 내가 알던 네명의 경제학자(애덤 스미스, 리카르도, 밀튼 프리드먼, 케인즈)중 후자쪽 두명의 빈틈을 여지없이 찔러버리는 명쾌함에 학문적인 글도 감동을 준다는 걸 처음 깨닫게 되었다. 내가 그쪽에 취약하기 때문에 한 세대 쯤 지난 프리드먼과 케인즈의 학설따위 요즘엔 취급도 안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도 있지만 나에게 경제학을 가르치려고 했던 경제학 입문 교수는 2005년에만 해도 신인 것처럼 나한테 설명했었기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뭐 관점의 차이란 것도 있겠지만.
크루그먼은 자신이 진보측에 속한다고 말하는 경제학자다. 세계화에 관한 입장에선 내가 아는 진보적인 사람들보단 덜하지만 미국인, 그리고 명문대 교수라는 무척이나 안정적인 그의 계층을 생각하면 크루그먼은 대단히 진보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세계화에 관한 입장
아닌게 아니라, 1%에게 이득이 될 상속세를 폐지한 다음 사회보장기금 흑자분을 가지고 모자라는 세수를 메꾸는 조지 W 부시보다야 42.195km정도는 왼쪽에 있는 사람이다.
온통 잡설뿐이었으니까 이제 책설명을 간단히 하자.
대폭로는, 우리가 어지럽다며, 복잡해서 싫다며 외면하는 숫자를 가지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주판을 튕기며 희희낙락하고 있는지를 비판적 입장에서 폭로한 책이다.
직시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차라리 이런 건 모르는 게 약인지도 모르겠지만, 난 이제 알아버렸으니까 주판을 튕기는 쪽에 합류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굳게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나라도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망설임이나 일말의 부끄러움 따윈 버리겠다고 결심하며 '나라도 잘 살아야겠다'고 한번 더 진하게 썼다.






